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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월 인터뷰 ON (2) 박도 작가님

  • 등록일

  •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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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2

어렵게 얻은 것이 내 것이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

독서를 통해 어렵게 얻은 지식이 진정 내 것이 된다.

들어가는 말

1992년에 작가로 등단한 박도 작가님은 장편소설 약속, 용서, 허형식 장군등을 비롯해 영웅 안중근, 백범 김구 암살자와 추적자등을 집필하셨다. 33년간 교사생활 마친 후, 2009년부터는 원주시 치악산 아래 행구동에 정착하여 창작 활동에 전념해 오셨다. 그는 한국 현대사에 관한 책들을 다수 출간했으며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역사 도서를 집필하며 끊임없이 작업 중이시다.

Q 많은 책을 출간하셨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여러 종류의 책을 냈습니다. 애초에는 사람은 누군가를 그리면 산다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했는데 1년이 지나도 책이 잘 안 나가서 교보문고에 가서 어떤 책이 잘 나가는가 살펴봤더니 영국인 작가가 쓴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라는 작품이 당시 초베스트셀러였어요. 그 책은 영국인의 시각으로 영국의 아이들에게 맞는 책이라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맞는 책으로 한번 써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교보매장에서 어떤 출판사 대표를 만나 그런 얘기를 했더니 그날 바로 계약을 해서 쓰게 된 것이 아버지는 언제나 너희들 편이다라는 책입니다.

그 책이 나오고 나서 어떤 변호사님이 책을 보시고 당신이 중국 대륙의 항일유적답사 한 것을 저한테 좀 써달라고 하시면서 저를 독립운동가 후손 두 분과 함께 중국 대륙답사를 시켜주셨어요. 그렇게 항일유적답사기라는 책을 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얼빈에 갔는데 그곳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플랫폼을 보고 <동북열사기념관>이라는 곳을 갔습니다. 그런데 마침 거기서 우리 고향의 열사 한 분을 만났어요. ‘허영식이라는 열사이신데 저랑 같은 고향 분이신데, 그 이름을 처음 들어봐서 너무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여름방학 때 한 달 동안 북만주벌판을 헤매면서 그분의 흔적을 찾았고, 그 이야기를 주제로 허영식 장군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쩌다보니 널리 알려져서 결국은 제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까지 가게 되었어요. 거기에 한국전쟁 사진이 많이 쌓여 있었는데 제가 보지 못한 사진이라서 그 사진을 스캔한 후, 국내에 와서 지울 수 없는 이미지라는 책을 냈어요. 그 책이 나오고 거의 못 보던 사진이라고 난리가 났어요. 그래서 출판사에서 한 번 더 가달라고 해서 그 이듬해 갔고, 그렇게 모두 4번을 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울 수 없는 이미지1, 2, 33권하고, 한국전쟁Ⅱ』 그 밖에 나를 울린 한국전쟁 100장면등 여러 사진집을 냈습니다. 6.25전쟁 사진 가운데에 아주 어린 인민군이 미군 하사관한테 붙잡혀서 포로 심문관한테 심문받는 장면의 사진을 보고 전쟁과 사랑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용서라는 책은 고등학교 때 아주 절친했던 친구가 소식이 단절되어 확인을 해 보니까 그 친구가 미국에 살았는데 이미 1990년대에 운명을 달리했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안타까워서 미국에 갔는데 거기서 다른 친구를 만나 그 친구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친구 부모님이 북에서 피난 온 사람인데 가족 간의 갈등으로 용서를 하지 않아서 가족이 파멸했더라고요. 그래서 용서라는 작품을 썼고, 그 다음에 제가 교단을 떠나고 난 후 많은 제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마지막 수업이란 책을 펴냈고 그리고 최근에는 어린이 도서출판사에서 어린이용 도서를 써달라고 해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 정부입니다』 『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등 어린이를 위한 책을 여러 권 펴냈습니다.

Q 어린 시절부터 책읽기를 좋아셨는지요?

어렸을 때는 책이라기보다는 만화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학교 앞에 문방구에서 만화책을 빌려가지고 밤새 읽고 때로는 만화를 보면서 눈물을 펑펑 쏟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주로 만화를 많이 봤고 중학생이 되어 우리 선생님이 김소월의 시를 소개하는데 너무 좋아서 소월시집을 사가지고 거의 몽땅 외우다시피 했습니다. 그렇게 문학을 가까이했던 것 같고, 고등학교 때는 <교내 문학상>에 소설 응모를 했는데 거기서 당선이 됐어요. 그 덕분에 선생님께 이쁨도 많이 받았고 모교의 교단까지 설 수 있었습니다.

Q 작가님 인생의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인생의 책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 책이 우리 인생을 축약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84일간이나 고기 한 마리 못 잡다가 85일째에게 큰다랑어를 잡았지만, 결국 상어에게 다 뜯기고 지친 몸으로 항구로 돌아오는 것,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는 그 노인이 사자를 꿈꾸고 있는 것. 어쩌면 제 모습 같기도 하고 그래서 노인과 바다를 굉장히 좋아하고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은 이솝우화인데 그 책에는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현대사에 관한 책들을 많이 출간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교사였던 1990년대에 대학 입시가 수시로 바뀌었어요. 한 학생이 수시 시험을 보고 등교를 해서 시험 잘 봤니?” 하고 물었더니, 이 녀석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요. 그 학생이 서울대학 시험을 봤는데 시험관이 너 윤봉길 의사에 대해 아니? 아는 대로 얘기 해봐.” 그랬더니 얘가 ! 그 윤봉길 의사는 하얼빈 역에서 플랫폼에서 이등방문을 저격한 의사입니다.” 라고 답변을 하고 가만히 생각하니까 안중근하고 착각을 한 거예요. 그래서 속이 너무 상하다고 고개를 숙여요. “너 어떻게 안중근하고 윤봉길하고 착각을 하니?” 그렇게 야단을 치다가 가만히 생각을 하니까 그 잘못은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우리 교사를 비롯한 기성세대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도 일본군 장교 출신인 박정희 대통령만 알았지 항일 빨치산 허영식 장군을 몰랐던 것과 제가 고려대학교를 나왔는데 등교할 때 왕산로를 거쳐갔는데 저는 왕산로가 서울 동대문 어디쯤 있는 산 이름인줄 알았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왕산로가 우리 고향 왕산 허위선생에서 이름을 딴 길이름이더라고요. 그런 것도 몰랐던 그 부끄러움이 저로 하여금 역사책을 펼쳐 보게 했습니다.

Q 독서의 가치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참 사람들이 책을 안 읽죠. 제가 몇 해 전에 일본에 가서 보니 독서대국이라고 불리던 일본 사람들도 지하철에서 책을 읽지 않고 휴대폰을 두드리고 있더라고요. 며칠 전에는 밤에 잠이 안와서 유투브를 보니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어주더라고요. 요즘은 책까지 다 읽어주는 그런 세상이 됐어요. 그런데 제가 인생을 팔십 가까이 살면서 느낀 건 뭐냐면 세상의 모든 이치가 어렵게 얻어야지 그게 내 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렵게 공부해야 그 지식이 내 머릿속에 오래 남는데 유튜브 등 영상물을 보고 너무 쉽게 지식을 얻다보니 볼 때는 뭐 그냥 재밌고, 그런데 그냥 딱 보고 나면 다 지워져 버리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젊은 세대 일반 독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역시 책은 밤 세워가면서 밑줄 쳐서 읽고 그래야 내 머리에 오래 남는다. 그게 내 인생의 피와 살이 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대한민국 독서대전 본행사에서 전쟁과 사랑으로 강연하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쟁과 사랑이라는 책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이 책은 모두에게도 말씀드렸듯 제가 미국문서기록관리청에서 사진을 검색을 하다가 본 사진(어린 인민군이 미군에게 미8군 하사관에게 심문받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어린 시절에 저의 고향 가축병원에 북한 사람이었던 조수가 있었는데 그분을 모델로 해서 쓴 작품입니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낙동강 다부동 전선에서 학도병이 너무 어리니까 북한에서도 위생병으로 배치를 했는데 그 위생병하고 남쪽의 서울 적십자간호학교에 다니던 여학생이 의용군으로 참전해서 전선에서 사수, 조수로 만나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전쟁과 사랑표지에서 보다시피 1950816일에 미군들이 융단폭격을 해가지고 그 당시에 B-19 전투기 96대가 물뿌리개로 물을 주듯이 폭탄을 마구 떨어트려서 그걸 융단폭격이라 합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죠. 그래서 그 여자 간호사가 탈출을 하고 싶은데 자기 혼자는 두렵고 그러니까 그 조수를 꾀어서 같이 탈출을 해요. 그렇게 탈출을 하고서 전쟁이 끝나고 난 다음에 815일 낮 12시에 서울 덕수궁 앞에서 만나자고 그 남자에게 얘기해요. 그러니까 이 소년은 나중에 포로수용소로 갔다가 남이냐, 북이냐선택하는 기로에서 그 여자가 만나자고 했던 그 얘기가 생각이 나서 그 여자를 만난 다음 부모는 나중에 만나러 같이 가겠다.’ 생각하고 남쪽에 홀로 방공포로로 남게 된 거에요. 그런데 계속해서 여자를 만나지 못하다가 24년째 되던 해에 극적으로 만나게 되고, 숱한 이야기 끝에 미국으로 여자를 따라서 이민을 가고 성공을 해서 거의 50년 만에 북의 고향에 가서 어머니를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사의 아픔이 들어있는 이 책을 많이 읽고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출간을 계획하고 있는 도서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4년이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한 출판사에서 어린이용 김대중을 써달라고 해서 원고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아마 내년 정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되고, 통일TV에서 통일에 관한 어린이 책을 좀 써 달라고 해서 그날이 오면이라는 책을 썼는데요. 그날이 오면으로 유명한 소설가 심훈의 가족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심훈이 아들 셋을 낳았는데 그 맏아들이 북에 살고 있거든요. 그래서 셋째 아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북에 사는 형을 찾아간 이야기가 그날이 오면이라는 책입니다. 그리고 제가 해방둥이로써 이승만 대통령 초대 대통령에서부터 19대 문재인 대통령까지 그 열 몇 분을 다 겪었어요. 그래서 제가 본 대통령의 이야기를 그린 책으로 금년 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예정입니다.

Q 독서대전 큰 행사 이후 독도문화 정착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제가 원주 시민이 된 것은 2009년부터입니다. 올해로 13년째 치악산 자락에서 살고 있는데 원주는 참 살기 좋은 고장이고, 문화적으로도 굉장히 성숙한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박경리 선생 덕분이 아닌가 생각이 되는데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에는 도서관이 도서 대출뿐만 아니라 평생교육 문화의 장으로 다양한 문화 네트워크로 조성되고 있는데 최근에 이전하여 개관한 원주시립도서관이 시설도 굉장히 좋고 문화 프로그램이 참 좋더라고요. 시민 여러분들도 시간 나는 대로 도서관에 들러서 책도 빌려보시고 도서관에서 하는 다양한 독서 관련 프로그램에 관심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