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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릴레이

다시 필사를 시작하게 만든 책

  • 등록일

  • 2022-06-22

  • 등록자

  • 성*영

  • 조회수

  • 175

“아깝다고 생각하면 마음 아프게 되지 않갔어. 기냥 충분하다구, 충분하다구 생각하구 살면 안 되갔어 ? 기냥 너랑 내가 서로 동무가 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주면 안 되갔어 ?”

한 사람의 인생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가득한데, 하물며 100년의 세월을 "여성"으로 견뎌온 이 이야기 속 인물들은 어떠했을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시대임에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났고,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되려 내게 위로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했다.

감히 "토지"와 비교를 하자면, 비슷한 시간대를 공유하는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음에도 이를 한 권의 중편소설로 압축해 서술했다는 점에서 정말 버거울만큼 강하게 압도됨을 느꼈다. 시간과 장소 전환으로 이따금씩 이야기를 환기시키다가도 불쑥 튀어나와 마음을 콕콕 찌르는 문장들이 아픈 걸 넘어 아리기까지 하더라.

느린 호흡으로 서서히 시간에 몸을 맡기며 그 시대로 빨려들어가는 "토지"와의 차이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시공간이 빈번하게 전환되었지만 그것이 전혀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았고, 인물들이 물리적 한계를 넘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어찌되었든 확실한 건 인물들의 일생이 내 이야기인냥 울고 웃을 수 있었다는 것.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을 이 책을 덮으며 깨닫게 되었다.

현생에 치여 살다 드디어 읽었는데, 그동안 느꼈던 갈증의 배로 보답해준 책. 책을 덮은 후 바로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얼마만인지. 사실 너무 많이 울어서 약간의 숨고르기 시간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다. 마침 울고 싶었는데 덕분에 기분 좋게 울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하면 모순적이려나.

오랜만에 시작한 필사, 다시 꾸준히 읽고 쓰자.

  • 첨부파일

    • 6945F394-BE2D-4DDD-9E6F-92325EEE6D02.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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