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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야기꾼, 아이들 마음에 불을 밝히다.(안미란 동화작가)

  • 등록일

  •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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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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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9

이야기꾼, 아이들 마음에 불을 밝히다.

안미란 동화작가

동화작가라고 하면 가지게 되는 일종의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이슈들과는 왠지 거리감이 있을 것 같다는 그런 편견 말이다.

하지만 그런 예상은 정말 편견에 불과했다. 안미란 작가는 누구보다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려고 하는 올곧은 시민이었으며, 그것을 글로 풀어내고 있는 작가였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1 복사.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27일 오후 9:22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7M3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F-스톱 : 4.0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1600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 29대비 : 일반

Q 자신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부산에서 동화를 쓰고 있는 안미란이다. 최근에 두 발 세 발 네 발이라는 동물 이야기를 출판했고, 가장 최근에 쓴 글은 부산에 있는 이주 노동자 이야기이다. 그리고 어린이 책방 책과 아이들에서 상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Q 상주작가로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문학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문학을 가장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함께 연극을 만드는 것이다라는 생각은 책과 아이들책방 사장님의 소신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이 14기 공연인데, 대본도 쓰고 배우도 하고 소품도 만들고 있다. 오는 102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Q ‘책과 아이들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2002년 신인작가 시절에 쓴 철가방을 든 독갭이라는 동화가 있는데, 그 때 책과 아이들사장님으로부터 독자와 만나는 시간을 가지자는 연락이 왔다. 그 당시만 해도 작가와의 만남이 흔하지 않은 때였다. 4개월밖에 안된 아기가 있어서 거절하려는데 사장님께서 저도 간난 아기가 있어요라고 하셨다. 결국 둘 다 포대기로 아기를 업은 채, 사장님은 사회를 보고 나는 작가로 독자들과 만났다. 그 첫 만남이 인연이 돼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3,9.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27일 오후 9:24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구태의연한 질문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해서 동화작가가 되었는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우연히 읽게 된, 미하엘 엔데의 기관차 대여행이라는 동화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당시는 동화책이 많이 없던 시절이었는데 담임선생님이 빌려주신 그 책을 읽고 나도 이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동안 그 꿈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학습지 교사를 하면서 나에게 동화책을 빌려주는 한 꼬마를 만나게 되면서 그 꿈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어린이 도서 연구회에서 잠시 활동을 했는데, 그게 시작점이 된 것 같다.

작가로서의 등단은 96년도 주차금지라는 동시를 통해서였다. 당시 동시는 소위 말하는 인기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비로 출판을 해야 했다. 그 때는 미혼이라 재정이 부담이 되기도 했고 작가로서 인세 계약을 해야 되겠다는 자존심도 생겨서, 결국 그 동시는 출판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0년도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이 창비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8,10.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27일 오후 9:25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이런 구분이 타당할지는 모르겠는데, 일반 작가와 동화 작가의 차이점을 얘기한다면?

성인, 그러니까 일반 작가들은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동화 작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잘못 형상화하게 되면 잔소리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문학이라는 외피를 쓰고 또 하나의 선생을 모시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교훈과 감동 중에 교훈에 방점이 찍힌 동화는 문학이 아니다. 사람들이 정서반응이나 감동을 일으킬 수 있는 예술적 경험을 원해서 책을 펼치는 것이지, 바른 생활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방정환 선생도 어린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즐거움을 위해서이지 훈화말씀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여전히 교훈에 더 많은 비중을 둔 훈화 말씀 같은 작품이 많은 것이 지금 우리 아동문학이 극복해야할 과제 중 하나라고 본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2 복사.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27일 오후 9:22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7M3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F-스톱 : 2.8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2500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 29대비 : 일반

Q 그렇다면 작가님이 생각하는 좋은 동화 작품이란?

아이는 물론 어른도 감동을 받는 작품이 좋은 동화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어머니가 몽실 언니를 읽고, ‘너도 이런 작품을 써봐라라고 하신 적이 있다. 어머니는 그 책을 읽으면서,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좋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책을 이후에 우리 딸에게 읽혀줬는데 역시 감동을 받는 것이었다. 동화이지만 좋은 작품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강아지 똥을 발달 장애 청년들에게 읽어 준 적이 있다. 그 때 그들이 ! 내 얘기 같아요~“라며, 굉장히 좋아했다. 할머니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강아지 똥동화를 무척 재미있어 하셨다. 좋은 동화는 이처럼 각 연령층이 자기의 처지에 따라서 이해하고 즐기는 것 같다. 언젠가는 그런 동화를 쓰고 싶은 게 나의 꿈이기도 하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5,6,7.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2041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27일 오후 9:26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작품 구상과 진행 과정이 궁금하다?

주로 주변 사람들, 만나는 삶들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 이전에 복도식 아파트를 살 때는 동네 사람들과 교류가 많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많이 주워 올(?) 수가 있었다.

그런데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바로 집 앞에 도착하는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나니, 사람을 직접 만날 일이 별로 없어졌다. 그래서 동네 책방에 와서 아이들도 만나고, 나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기회를 가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새로운 만남,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가 모두 동화의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지 않은가?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는 나와 편한 사람과 만나거나,저 사람은 이런 사람 일꺼야라는 편견을 가지기도 하고, 상처 받고 싶지 않아서 적당히 거리를 두며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어린이들과 같은 호기심이 사라지면, 마음은 이미 늙은 것이다. 그러면 동화를 쓸 마음가짐도 안 되고, 글도 써지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나도 친구가 되고 싶어라는 호기심과 순수한 마음이 이야기를 찾아내는 원천이 되는 것 같다.

Q 특히 동물 이야기를 많이 쓰는 이유가 있을까?

동화책 속에 나오는 동물은 실은 어린이의 대리자이다. 가령 비 오는 날 진흙탕에서 실컷 노는 돼지 이야기는 아이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특히 많이 하고 있지는 않다. 이주민, 어린이 인권, 역사 이야기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사가 다양해지고 소재의 폭도 넓혀지고 있는 것 같다.

한 평론가는 내 작품에 대해, ‘관계 맺기에 관심이 많다고 평하기도 했다. ‘나와 너에서 우리로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 데 관심이 크다는 것이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4 복사.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27일 오후 9:22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7M3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F-스톱 : 4.0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2000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 30대비 : 일반

Q 마지막으로 SNS 시대에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책을 읽는 것은 숲을 두리번거리며 산책을 하는 것과 같다. 대개 집중해서 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설렁설렁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은 책인 것 같다. 또 혼자 있을 때 책은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인도의 요가 철학자 스와미 웨다 바라티가 이런 말을 했다. “촛불은 부드러운 미풍에도 꺼진다. 그것은 바깥에 있는 것에 의해 점화되기 때문이다. 반딧불이는 폭풍에도 빛을 잃지 않는다. 그 빛이 자기 안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자기 안의 불을 밝히는 게 책이라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불은 스와미 웨다 바라티의 말처럼 바깥의 외풍에 의해 금방 사그라들고 마는 그런 빛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