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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래도- 책을 읽는 다는 것(동아대 한국어문학과 이국환 교수)

  • 등록일

  • 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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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책을 읽는 다는 것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문학평론가 이국환 교수

나는 머뭇거림과 망설임, 눌변, 그리고 쓸모없는 것들을 사랑한다저자는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라는 책, 여는 말에 자신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쓸모 있고, 빠르고, 확신에 찬 것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그 반대편처럼 보이는 것들을 사랑한다는 건 위험한 일이다. 그리고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저자인 이국환 교수는 얘기한다. “확신은 모든 소통의 적이다라고 말이다.

그렇다. 무엇보다 소통을 강조하며 강요하다시피하고 있는 이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소통의 부재가 늘고 있는 건, 어쩌면 각자가 확신에 찬 자기 말만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늘어놓은 얘기들은 의미 없는 기호가 돼서 공중을 떠돌기만 할 뿐일지도.

그런 의미에서 불안하지 않은 삶은 이미 죽은 삶이다라고 이국환 교수가 인용한 니체의 화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가령 불안하고 싶지 않은 본능으로 인해 우리가 붙들고 있는 허상, 초라한 기득권들 같은 거 말이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DSC00721.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8월 26일 오후 2:33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6400프로그램 이름 : ILCE-6400 v1.00F-스톱 : 4.0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2500색 대표 : sRGB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 52대비 :

Q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도록 하는 게 아니겠는가? 전문가로서 바라본 우리나라 독서 문화는?

인류 역사에서 대중이 널리 책을 읽었던 역사가 있었을까? 그런 시대는 없었다. 번성기이든 쇠퇴기이든 마찬가지다. 가령 중세시대에는 책 한권 값이 집 한 채 가격과 같았다.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쇄술이 발달한 이후에도 책은 소수의 향유물 이었다. 결국 책은 읽는 사람만 읽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독서문화라는 건, 독서가 일상화된다는 것이다. 하루세끼 밥을 먹듯 책이 늘 가까이 있고, 그 책이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독서의 진정한 의미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우리나라는 독서를 단절시키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슨 뜻인가 하면, 그래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는 강제적으로라도 책을 읽는다. 부모들이나 학교에서 책을 읽는 독서 교육에 꽤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부분 교과과목 공부에 집중하다보니 독서는 부수적인 취미처럼 취급된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면 그런 경향은 더 심화된다. 그렇게 독서가 단절되다보니 성인이 되어서 책을 다시 읽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1,2.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8월 30일 오후 11:58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3,4.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8월 30일 오후 11:58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그렇다면 독서 교육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정말 책 읽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독서 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하고 독서 교육 전문 인력 양성에 투자해야한다. 그 이유는 각 사람마다 책을 읽도록 하는 접근법이 달라야하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도서관협회는 좋은 책의 기준을 알맞은 때에, 알맞은 사람에게, 알맞은 책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책은 지금 그 사람의 상황과 독서력에 맞춰 추천되어 읽혀져야 한다는 뜻이다. 너무 쉬운 책도 또 어려운 책도 책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독서교육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제시되는 추천도서는 피교육자 중심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특히 독서력은 아이들마다 개인적인 편차가 심한데, 지금 우리 교육은 그런 개인차는 고려되지 않은 채 추천도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책은 그냥 읽으면 되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독서 교육이 체계화되어 있다. 미국 교육의 핵심은 읽기와 쓰기이다. 얼마 전 하버드 대학 출신들을 대상으로 학창생활 중 사회생활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공부는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1위가 글쓰기라는 대답을 했다는 결과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 글쓰기는 읽기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대체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글도 잘 쓰지 않는가? 선진국 독서 교육을 살펴보면 읽기와 쓰기가 수레의 양 바퀴처럼 함께 굴러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이들을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독서 교육이 고민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가하면 성인의 경우에는 독서에 대한 또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성인의 독서율이 떨어지는 이유,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간과되고 있는 것 하나가 독해수준이다. 어떤 책이 재미있고 유익했다는 건, 내가 책 내용을 충분히 독해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가 오랫동안 단절됐던 성인이 책을 다시 손에 잡았을 때 제대로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매리언 울프의 책 읽는 뇌라는 책을 보면, ‘뇌 가소성 이론이라는 게 있다. 뇌에는 회로가 있는데, 누군가 계속 가지 않으면 수풀이 우거지는 길처럼, 아주 오래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그 뇌의 회로는 차단된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책을 읽었을 때 내용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아이들과 성인 독서에 대한 이해와 체계적인 접근이 있어야 한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3set.pn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2041pixel

Q 영상이 대세를 이루는 시대에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이유를 꼽는다면?

인류의 지적 자산은 문자로 전승되어져 왔다. 책을 통해 그러한 인류의 지적 자산을 필요에 따라 취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고 소외되는 사람의 인생은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다. 그런데 그 지적자산은 쉽게 읽히는 것도 있지만, 상당히 깊은 사고와 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 더 많다.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은 당연히 그런 능력을 키워준다. 이것이 책을 읽어야 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두 번째, 책은 공감 능력을 길러준다. 인성, 인간다움은 그 사람의 공감 능력에 있다.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그 사람의 인성을 좌우하는 것이다. 책은 바로 그런 공감능력을 키워준다. 특히 책 속의 서사, 내러티브를 통해 공감 능력이 길러진다.

그렇다면 드라마나 영화에도 서사가 등장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물론 드라마와 영화, 웹툰에도 서사는 등장한다. 그런데 공감은 상상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 지점이 책이 가지는 독보적인 우월성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책이 가지는 상상력의 우월성은 이미 많은 실험을 통해 증명된 바가 있다. 책만큼 상상력을 키워주는 탁월한 도구는 없다.

한 가지 더 부연하자면, 공감이란 이런 것이다. 내가 아픈데 아픈 사람을 이해하는 건 공감이 아니다. 그건 인지상정이다. 공감이라는 건 나는 아프지 않지만, 상대방이 얼마나 아플까라고 그 아픔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공감능력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된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8.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8월 26일 오후 2:11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6400프로그램 이름 : ILCE-6400 v1.00F-스톱 : 4.0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1600색 대표 : sRGB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 52대비 : 일반채도

Q 특히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현대 교육은 인지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초인지의 시대이다. 초인지는 나에게 필요한 앎은 무엇이고,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다. 초인지를 발달시키는 것이 독서이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는 꾸준히 읽은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나는 자주 강연 때마다 책 읽는 습관이 아이들 운명을 바꾼다는 얘길 한다.

Q 그렇다면 독서 교육은 어떻게?

독서가 좋은 것은 맞지만, 아집과 독선에 사로잡혀 잡혀 있을 때 그 독서는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히틀러와 스탈린이 독서광이었다는 게 그 단적인 예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책을 읽고 해석과 이해가 다른 사람과 반드시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독서교육은 일방적으로 이해시키거나 전달하는 형식주의 교육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독서 교육은 수요자가 어느 정도 지식을 주체적으로 구성하는 구성주의 교육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사회구성주의 교육이 되어야 한다. 지식을 나 혼자 구성 하는 게 아니라, 함께 구성해 가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한다, 고로 우리는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책을 함께 읽은 다음에 대화, 토론, 발표를 한 뒤에 나의 생각을 나의 언어로 한편의 글로 정리하는 것이다. 글을 읽고 대화하고 다시 글을 쓰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 이게 독서 교육의 핵심이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9.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8월 30일 오후 11:57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6400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F-스톱 : 4.0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4000색 대표 : sRGB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

Q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독서 교육이 무엇일까?

흔히 교육 선진국들은 지금도 수업 시간에 일어나서 책을 읽도록 하고 있다. 이전에 우리학교 수업에서 그랬듯이 말이다. 또 일기 쓰기를 강조한다.

사실 독서는 음독의 역사이다. 우리나라 독서 문화를 보면, 조선 후기 전까지는 소리내서 읽기를 했는데 실학파의 영향으로 책이 급증하면서 많은 책들을 읽기 위해 음독에서 묵독으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요즘 책을 소래내서 읽자는 흐름으로 다시 변화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음독은 함께 읽는 공독을 전제로 한다.

즉 독서문화가 정적인 독서에서 동적인 독서로 바뀌고 있고, 또 개인적인 행위에서 사회적인 행위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독서 본질에 더 가까이 접근하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