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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림을 담다, 글을 담다. 그래서 얘기하다.(창작 공동체A 김나영 작가)

  • 등록일

  •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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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담다, 글을 담다. 그래서 얘기하다.

김나영 작가

그녀는 자신을 그림책 작가라고 소개한다. 그림책 작가? 처음에는 그림책이 어떤 종류의 책을 얘기하는 건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았다. 동화 작가를 얘기하는 건가? 라고 궁금해 하고 있을 때, 그녀는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을 해나갔다. 그림책이란 건, 말 그대로 그림이 있는 책이지만, 글과 그림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이야기를 엮어 내는 책이다. 연속된 그림 속에서 다음 그림으로 넘어갈 때의 변화를 때로는 그림에서 때로는 글에서 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동화책이라는 건 아니다. 동화책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림이 부연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림책은 그림이 주가 됨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다. 전 연령대가 독자이다. 그러다보니 동화 같은 이야기라기보다는, 다소 철학적이고 함축적인 뜻을 담은 내용들도 많다. 부담 없이 쉽게 읽히지만, 오래 여운이 남는다. 그림을 통해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면서, 그 속에 감춰진 응축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김나영 작가는 인터뷰 속 무거운 질문들도 순수하고 밝게 풀어내는 사람이었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1 복사.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23일 오후 5:17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7M3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F-스톱 : 4.0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320색 대표 : sRGB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

Q ‘그림책 작가’, 아직은 생소한 분야인 것 같다. 어떻게 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가?

서점에서 우연히 백만 번 산 고양이라는 그림책을 보게 되었다. ‘사노요코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인데, 백만 번이나 죽었다가 환생하는 고양이 이야기다. 주인공 고양이는 백만 번이나 다시 태어나지만, 매번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하얀 고양이를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으면서 처음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게 된다.

짧은 그림책이었지만, 그 책은 나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진정 나일 수 있는 삶과 가치, 그러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신나는 뭔가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10여년의 직장 생활을 접고, 그림책 작가로서의 새로운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지금은 그림책 큐레이터, 강사, 1인 출판사 운영 등 그림책 작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Q 그림책 작가가 되려면 그림을 잘 그려야 할 것 같은데, 원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나?

그림 그리기 보다는 글 쓰는 걸 좋아했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림책은 그림이 주가 되기는 하지만, 사실 어떤 얘기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하는 스토리텔링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바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어릴 때부터 꾸준히 읽어왔던 책들이 참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림은 따로 시간을 내서 배우고, 연습하면서 내가 구상하는 것을 어떻게 형상화 할지 고민하며 작업하고 있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2,9.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23일 오후 5:25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작품 구상이나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부산 지역을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작업하다보니 자료 조사가 우선이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자료 조사를 한 뒤, 실제 장소에 탐방을 간다. 자료에서 보던 장소를 직접 찾아가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다보면 또 다른 이미지가 떠오르게 된다. 그곳에서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내버려 두는데 그 때 떠오른 생각들을 중심으로 작업할 때가 많다.

또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가 혹은 거리를 걷다가 불쑥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있다. 일상의 모든 것들이 사실 영감을 주고 있다.

Q 그렇다면 지금 구상 중인 작품은?

영도다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리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도 있고, 영도에 사는 해녀가 주인공 일수도 있는 얘기인데 내년 출간 예정으로 작업하고 있다. 내년에 꼭 출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웃음)

Q ‘그림책이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분야인 것 같은데, 현재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활 동하고 있는가?

사실 그림책이 소설, 시와 같이 독립적인 장르로 인정받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인터넷 서점에 그림책 분야가 따로 검색되게 된 것도 겨우 몇 달 전 일이다.

이런 그림책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그림책을 출간한 이는 류재수 작가이다. ‘백두산 이야기라는 그림책인데 1988년 작품이다. 그림책 작가, 연구자, 출판인들의 모임인 그림책 협회가 생긴 것도 지난 2016년이다. 그만큼 역사가 짧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 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많다. ‘구름빵으로 잘 알려진 백희나 작가는 세계 최고의 어린이청소년 문학상으로 손꼽히는 스웨덴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지난해 수상했다. 또 이지은 작가는 이파라파 냐무냐무라는 작품으로 아동도서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올해 수상했다.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들이 세계 그림책 작가들 사이에서 선전하고 있다.

또 서울에서는 그림책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그림책 아카데미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만큼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작가 지망생이 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3,4.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23일 오후 5:25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8,10.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23일 오후 5:26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문화, 예술 분야는 특히 지방에서 활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림책 작가들도 마찬 가지가 아닐까?

서울에서 활동하는 것에 훨씬 이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작가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작 공동체A라고 해서 이런 뜻을 같이 하는 작가들이 모여서 함께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각자의 작품은 개인적으로 준비하지만 같이 모여 정보도 나누고 작품에 대한 의견도 주고 받는다. 더미북이라고 해서 출간 직전 완성에 가까운 작품을 두고 서로 피드백도 나누고 있다. 이렇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 힘이 나고 시너지 효과도 큰 것 같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7,6.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23일 오후 5:26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그림책이 일반 책에 비해, 이런 유익이 있다라는 점이 있다면?

우선 그림책은 접근성이 좋다. 그림이 있다 보니 책 읽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부담 없이 접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용의 경중이 결코 덜한 것도 아니다. 그림과 짧은 글에 함축적으로 메시지를 담아내다보니, 책을 덮고도 한참 그 여운이 남는다.

또 책은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보기가 쉽지 않지만 그림책은 그렇지 않다.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되고 그때마다 또 다른 점들이 눈에 띄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림책이 가지는 또 하나의 강점이라면 물성이다. 책을 넘길 때의 느낌, 종이가 주는 감촉, 책 냄새가 오감을 자극한다. 그래서 그림책은 일반도서처럼 형태가 정형화되지 않고 옆으로 긴 모양, 정사각형 등 다양한 모양이 있다. 책의 형태를 통해서도 내용을 느끼게 하고 싶어서이다. 이것을 나는 그림책이 가진 물성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이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Q 이번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에서 부산지역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창작 공동체A 작가 7명이 오는 93일부터 5일까지, 북구 솔로몬로 파크에서 전시회를 가진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완성된 그림만 전시하는 게 아니라 작품 구상을 위한 스케치, 글귀 노트, 더미북 등 습작 노트들도 함께 전시를 하게 된다.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일종의 창작 과정 전시가 되는 셈이다. 또 북 토크와 체험 시간도 가질 예정인데 많은 관심 가져주기를 부탁드린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5 복사.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23일 오후 5:18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7M3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F-스톱 : 4.0노출 시간 : 1/60초IOS 감도 : 200색 대표 : sRGB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

Q 마지막으로 이번 독서대전을 통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독서대전이 일시적인 행사가 아니라, 일상으로 스며드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 그런 취지 때문에 1년 연중행사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기획된 프로그램이 시민들의 계속적인 관심 속에서 또 다른 형태로 꾸준히 이어지고 발전해가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독서대전이 책이 일상과 문화로 연결되는 매개체 역할을 잘 해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