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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우당 서점, 그 반세기 역사를 이어가다.(문우당 서점 조준형 대표)

  • 등록일

  • 2021-07-15

  • 등록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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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62

문우당 서점, 그 반세기 역사를 이어가다.

문우당 서점 조준형 대표

부산에서 책 좀 읽는다?는 사람치고, 문우당 서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80, 90년대 젊은 날을 부산에서 보냈던 이라면, 남포동 문우당 서점에서 약속 한번 안 잡아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카페가 동네마다 즐비하지 않았던 당시, 문우당은 단순히 책을 사기 위한 장소만은 아니었다. 친구들과 연인들의 약속 장소였고, 그렇게 누군가를 기다리며 읽던 시집이 못내 아쉬워, 결국 사들고 나올 수밖에 없던 낭만이 있던 곳이었다.

그렇게 반세기를 부산 시민과 함께 살아온 서점, 문우당. 문우당이 그렇게 변함없이 지금 우리 곁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어쩌면 조준형이라는 한 사람이 묵묵히 오직 한길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7 복사.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13일 오후 13:14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7M3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F-스톱 : 4.0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2000색 대표 : sRGB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Q 문우당 서점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가?

20대 중반, 우연한 계기로 문우당에 입사하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해, ‘서점에서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는데 정말 서점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직원으로 근무를 해보니, 나에게 참 잘 맞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간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기회도 좋았고, 손님들에게 가끔 책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는 일도 즐거웠다. 손만 뻗치면 어디든 책이 있다는 사실이 늘 기쁨이었다.

Q 그런 열정이 문우당의 대표로 이끈 것 같다?

사실 직원으로 입사해서, 서점을 인수한다는 건 드문 일이다. 2010년 문우당 서점의 2대 대표가 되었는데, 당시 문우당의 창업주이기도 했던 김용근 대표님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서점 문을 닫고자 하는 결심을 하셨다. 온라인 서점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서점들은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때였다. 더구나 지역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 그 때 내 마음에 규모를 줄여서라도 문우당의 정신을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955년부터 부산이라는 지역에서, 문화의 한축을 담당해왔던 문우당 서점을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대표로서 그 때부터 문우당을 경영해왔다. 어려웠던 시간이었지만, 잘 버텨온 것 같다.

Q 잘 버텨온 정도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지켜 온 일이다. 부산시가 상을 주며 격려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경영의 어려움은 많았을 것 같은데?

문우당만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문우당을 버티게 해준 건, 오래된 단골손님들이다. 문우당이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우리 서점을 찾는 단골들이 있다.

두 번째 강점은 문우당이 우리나라에서 해양서적과 지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서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보유한 해양서적들과 지도의 양은 어떤 국내 대형서점보다 훨씬 많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로운 개척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대표가 되면서 출판사도 함께 시작했다. 아마 국내에서 서점과 출판사를 동시에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11년 해양도서 전문 해광 출판사를 만들었고, 2018년 문학 전문 출판사 스토리팜을 만들었다. 두 출판사를 통해, 지금까지 150여권의 책을 출판했다. 우리 출판사가 가진 이점은 서점 운영을 함께 하다 보니, 독자들의 필요가 뭔지를 빨리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30년 넘게 이 일을 해오다 보니, 나 또한 독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겼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1,4.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13일 오후 13:18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5,6.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13일 오후 13:19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다른 지역 서점에게 소개하고 싶은 노하우나,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 있다면?

노하우나 조언이라고 할 만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하고 싶은 말은, 그 서점만이 가지는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문학이면 인문학, 그림책이면 그림책. 이런 자기만의 칼라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지역 주민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서점을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서점이 그런 공간이 되려면 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고민해야 하고 지역과 소통하는 창구도 마련해야 한다. 사람들이 올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이미 반은 해낸 것이다.

Q 문우당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가?

시나리오 쓰기 등 여러 가지 글쓰기 프로그램이 있다. 또 작가들과의 북 콘서트도 가지는데, 부산 작가들 위주이다. 부산 지역 작가들이 시민들을 만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미이다. 독립 출판 1인 클래스를 열어, 내가 가진 출판 노하우나 서점 운영에 대한 팁을 나누기도 한다.

중앙동으로 이전을 하면서는 직장인들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작은 휴식 공간, 문화 공간 같은 서점이 되고자 하는 생각에 그 방법을 모색 중이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2,3.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13일 오후 13:17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역사가 오래된 만큼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갔을 텐데,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문우당이 창업주를 이어 계속 서점을 열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3,000여 곳을 방문하면서 전단을 돌릴 때였다. 한 시민이 지역 서점 문우당을 꼭 지켜 달라고 응원하며 지도를 사셨다. 또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던 분들도 있었다. 때때로 힘들 때면, 그 때 그 분들 생각이 난다. 이렇게 문우당을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는 그런 응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Q 문우당이 걸어온 역사, 간단하게 정리를 한다면?

문우당의 시작은 1955년 범내골에서였다. 당시 한국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변변한 책이 없던 시기였다. 그래서 전 대표님이 책에 대한 수요가 클 것이다라는 생각에 문우당 서점을 열었다. 초창기에는 기술책을 많이 갖추고 있었다. 전쟁 후 황폐해진 나라를 재건하는 데, 기술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남포동으로 자리를 옮겨 서점을 운영했던 때는, 문우당의 제2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남포동이 부산 최고 번화가로서 번영기를 누렸던 당시, 문우당도 그곳에서 지역 서점으로서의 자리를 굳혔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부산 시민들이 찾는 책 공간이자, 부산 지역 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던 시기였다.

그리고 지금, 중앙동 이전은 문우당이 시대변화에 발 맞춰 색다른 모색을 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한 서점 운영에서 출판사업, 또 지역 작가들과의 연계, 컨설팅 등 다양한 문화 주체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조만간 독립출판을 컨설팅하는 도서출판 독립출판도 만들 예정이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9,10.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13일 오후 13:19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지역 서점을 지켜가는 철학, 신념이 있다면?

60년 부산 문화의 작은 역할, 또 이 역할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소박한 바람이다. 지역 문화를 위해 이바지하면서 문우당이라는 상징적인 서점을 잘 지켜나가고 싶다. 이런 소망이 쉽지 않은 이 길을 가게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8 복사.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7월 13일 오후 13:14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7M3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F-스톱 : 4.0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320색 대표 : sRGB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Q 마지막으로 이번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통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책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독서대전을 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내 생활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기회는 정말 중요하다.

이번 2021 독서대전이 그런 경험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그래서 이후에 사람들이 책 공간을 자꾸 찾게 되는 열매를 맺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