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릴레이
라틴어 수업
등록일
2024-08-27
등록자
정*이
조회수
60
1. 팀 명 : 책먹는 완두콩
2. 팀 원 : 4명 (팀원 1 : lno7855 / 팀원 2 : supersandy / 팀원 3 : altaika / 팀원 4 : orca)
3. 도 서 명 : 라틴어 수업(한동일/흐름출판/2017)
4. 요 약 :
저자 한동일의 책 '공부법 수업'을 읽고, 이후에 읽은 책, '라틴어 수업'입니다.
저자는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교에서 교회법 석박사학위를 받은 뒤,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 자격을 얻고 이탈리아 법무법인에서 일했습니다. 그 뒤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어 수 업을 가르쳤습니다. 금요일 오전 9시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강의를 듣는 학생이 100명 200명이 넘었다는 것을 보면, 그 수업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체감이 됩니다.
이런 책의 안타까움이라면, 누군가는 책의 제목만 보고 읽는 것을 포기하지않을까 입니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은 라틴어 수업이지만, 라틴어를 지루하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라틴어는 과정일 뿐, 인생이라는 결과를 가르쳐주는 것에 더 가깝죠.
라틴어란 무엇인가, 라고 한다면 언어의 근간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강연이라는 뜻의 lecture(강의, 강연)는 lego 동사의 미래분사 lecturus에서 파생한 명사고, 이 말의 유래는 라틴어동사 lego를 의미하는 읽다, 낭독하다에서 왔고, 이 동사의 원래 의미는 '들판에 핀 꽃이나 잡초를 뽑거나 책의 본문에서 단어를 추려내는 것'입니다. 여기서 '뽑다, 선택하다'는 뜻이 정착되고, 책을 읽고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는 동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lego의 파생 동사는 '고르다, 선택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이 동사에서 '뽑다, 선택하다'라는 의미의 동사 'eligo'가 파생합니다. 그리고 이 동사의 과거분사인 'electus'에서 영어의 'elect(선출하다)'라는 단어가 파생합니다. 그리고 뽑힌 것은 우아하고 고상하다고 여겨 '우아한, 고상한'을 의미하는 라틴어 형용사 'elegans'도 여기서 파생합니다.
너무 재미있지않나요?
물론, 문법으로 넘어가면 라틴어는 참 괴랄하기 짝이 없는 책이기는 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라틴어의 문법이나 단어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인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야생의 세계에서 장애를 안고 태어난 동물은 쉽게 버림 받지만, 인간의 세계는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사람과 어떻게 하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다만 생각이 현실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고민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어쩌면 생각이 현실이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 그 시간 때문에 행동하기를 주저하는 것이 아닐까요? "될 거야"라고 희망했다가도 "언제 될까?"라는 지점에서 풀이 죽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정'과 '판단'입니다. 하지만 '인정'은 내 몫인 반면, '판단'은 타인의 몫이라는 점을 전제해야합니다. 언제든 생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부에서 수많은 부조리와 모순을 먼저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모색과 도전이 가능해집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겪고 나온 생각과 제안, 아이디어는 타인, 즉 다른 사람의 판단을 받습니다. 판단에는 내 몫이 없습니다. 그저 귀 기울일 뿐이지요.
너무 좋은 말들이 많아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은 문장을 말하고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Carpe diem, quam minimum crdual postero.
카르페 디엠, 쾀 미니뭄 크레둘라 포스테로.
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
Nolite ergo esse solliciti in crastinum crastinus enim dies sollicitus erit sibi ipse sufficit diei malitia sua.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될 거야"라고 희망했다가도 "언제 될까?"라는 지점에서 풀이 죽을 수 있다는 표현에서 시선이 머무릅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을 무척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에 스스로에게 되묻는 그 질문이 참 어렵습니다. 소이님의 서평을 보면 항상 성찰할 무언가가 있다는게 뜻깊은 듯 합니다.
판단에는 내 몫이 없다는 말이 왜 그렇게 와닿을까요. 저도 내일은 최소한으로 믿고 살아야 하는데, 좀처럼 되질 않는 걸 보면 역시 인생은 힘든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