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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 사랑"이라면? 이들처럼!(책과아이들 김영수 대표)

  • 등록일

  •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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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3

아이 사랑이라면? 이들처럼!

책과아이들김영수대표

누구나 인생의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한번쯤은 하게 된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을까? 앞으로도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는 걸까?’라고. 세상이 말하는 행복과 내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 저울질을 해보는 그런 시간 말이다.

하지만 그 고민은 지금 살아내야 할 일상의 무게로 인해 대부분 묻혀버린다. 우리는 금방 제자리로 돌아가 버린다. 삶은 행복을 추구하며 견딜 수 있을 만큼 순진하지도 또 낭만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꿈을 잊지 않고 도전한 이가 있다. ‘책과아이들김영수 대표! 그는 소위 잘 나가던 대기업의 부장자리를 걷어차고 불모지와 같은 이 곳 부산에 아내와 함께 어린이 전문서점을 열었다. 물론 처음에는 아내 혼자 시작한 일이었지만 얼마 후 그도 회사까지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행복은 성공이 아닌, 가치와 비례한다!” 김영수 대표에게는 그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용기 있는 선택으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그리고 부모들이 그 혜택을 함께 누리고 있다.

Q ‘책과아이들어린이 서점인데, 특별히 어린이 서점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수원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였다. 첫 아이에게 좋은 책들을 읽어주고 싶은데, 근처에는 그런 책방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아내가 두어 시간씩 걸려 아이를 데리고 서울로 나가고는 했다. 하지만 매번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뜻이 있는 부모들을 모아서 동화 읽는 어른모임을 만들었다. 그 모임에 참석했던 한 분이 나중에는 수원에서 어린이 전문서점을 열었다.

그런 와중에 부산으로 발령이 나서 이사를 오게 되었다. 부산 역시, 당시 어린이책방의 불모지였다. 좋은 동화책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수원처럼 동화 읽는 어른모임으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아내가 직접 어린이 전문서점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나 역시 적극적으로 동의를 했고, 그래서 199712월 양정에서 처음 문을 열게 되었다.

Q 그러면 언제, 어떤 계기로 책과아이들경영에 직접 참여를 하게 되었는가?

회사에서 승진이 꽤 빠른 편이었는데,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그 때 여러 가지 고민을 하면서 명예퇴직을 하고 책과아이들을 아내와 함께 해보기로 했다. 나의 이런 생각에 아내도 적극적으로 동의를 해주었다. 당시 첫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는데, 아내의 격려가 결정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Q 그렇다고 해도 남다른 인생철학이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다. 자녀 교육에 대한 철학을 잠시 소개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때까지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다. 마음껏 뛰어놀게 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그만!’이라고 할 때까지 책은 원 없이 읽어주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언어를 습득하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어휘력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풍부했다. 책을 읽어줄 때 이미지로 상상하다보니, 때가 되면 속도가 붙는 것 같다.

그런데 부모들이 내 아이가 한글을 모르고 학교를 가면 뒤처지지 않을까?” 이렇게 불안해한다. 물론 처음에는 아이가 힘들어 할 수 있다. 그럴 때 부모가 흔들리면 안 된다. 부모가 흔들리면 아이도 힘들어한다. 부모가 든든하게 뒷받침을 하면 아이는 그 시기를 잘 넘기고 오히려 더 성장할 수 있다.

그러니까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는 뜻이다.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경쟁은 소모적인 삶을 살게 한다. 상대와 경쟁해서 이기는 게 아니라, 성장을 위해 자신과 싸울 수 있는 그런 교육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성장한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와 일을 스스로 찾고 선택한다. 그리고 그런 교육에 책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Q 독서의 중요성은 잘 알지만, 자녀들에게 책을 읽힌다는 게 쉽지 않다. 노하우가 있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사실, 강요한 적은 없다. 대신 실컷 뛰어놀게 했다. 놀다 할 게 없어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그때 읽어주었다. 그런데 책이 이야기이다 보니 듣다보면 재미있지 않은가? 한글을 읽을 수 있을 때까지 참 많은 책을 읽어주었다.

자녀가 책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 먼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다음은 독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독서환경은 첫째, 좋은 책을 옆에 두는 것이고, 둘째는 책 읽는 시간을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다. 시간을 주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책을 옆에 두어도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없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 것이다. 이 세 가지만 있으면 독서환경은 만들어진다.

Q ‘책과아이들에서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가?

연령대별로 활동하는 회원의 날을 비롯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그중에서 구전으로 듣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이 있다. 할머니가 직접 아이들에게 동화 얘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벌써 20여 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 책과아이들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할머니이시다.

한 반 아이들이 함께 오는 서점 나들이프로그램도 있고, 부모와 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시 노래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도 있다.

책과아이들책방 건물 4층은 상설전시관으로 부산지역 동시동화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5층은 갤러리로 오픈되어 있다. 그림책 원화 전시회를 벌써 50회째 열고 있는데, 책속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어 반응이 아주 좋다.

그런가하면 1층은 북 콘서트나 아이들의 발표회 등의 마을 커뮤니티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동화를 소재로 한 생활 연극 공연도 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14기를 모집할 예정인데, 반응이 아주 뜨겁다. 첫 기수 공연에는 1,2회 공연에 350명의 관람객이 모이기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가족극으로 잠시 성격을 전환했다. 연출, 대본, 음악, 조명 등의 연출은 전문가들이 도와주지만, 배우들은 전부 아마추어들이다. 지원하는 시민들과 아이들인데, 연습 할 때는 힘들지만 아주 보람 있고 재미있는 작업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12일 독서캠프도 진행하고 있다. 추리캠프, 들꽃캠프, 옛 이야기 캠프, 작곡 캠프 등 책을 매개로 한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겨울방학에 여는 세이레 책 읽기도 반응이 무척 좋다. 2시간에서 4시간, 자유롭게 아이들이 선택하게 해서 21일 동안 매일 책을 읽는 프로그램이다. 21일이면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다. 세이레 책읽기를 통해 아이들이 책 읽는 체질로 변화되는 것이다.


Q 본인은 책 읽는 것을 좋아했는가? 영향을 준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

이전에는 공부와 바쁜 직장 생활 속에 함몰되어 있다 보니,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런데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책과 가까이 있다 보니 내가 책을 참 좋아하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웃음)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라는 동화책이다. 4정도 연령의 아이가 보는 책인데, 우리 셋째 아들이 특히 좋아했던 동화이다. 아마 수 백 번은 아들에게 읽어 준 것 같다. 검피 아저씨는 좋은 동네 아저씨인데 나도 검피 아저씨 같은 좋은 동네 아저씨, 이웃이고 싶다.

Q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에는 어떤 모습으로 참여하고 있나?

실무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여러 가지 행사를 기획하며, 책나무 심기, 스탬프 투어, 거점 공간 콘서트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Q 이번 독서대전을 통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 그대로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되었으면 좋겠다. 행사 대부분은 부산에서 진행되지만,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이 행사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령 우리 부산에는 음악, 과학, 페미니즘 등을 주제로 한 특화된 전문책방들이 있다. 그런 책방 투어에 관심을 가지고 부산을 방문해도 좋고, 여러 가지 온라인 행사에 전 국민이 참여해서, 책에 대한 새로운 바람이 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