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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 그 창을 열 때 보이는 것들.(한양대 국어교육과 정재찬 교수)

  • 등록일

  •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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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창을 열 때 보이는 것들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정재찬 교수

시는 유리창과도 같습니다. 닫힌 문으로 볼 수 없던 바깥 풍경들을 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정재찬 교수는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창이 없는 공간에서 무미건조함과 답답함을 느끼듯, 시가 없는 일상에서 어쩌면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메말라가고 있었는지도.

그래서 정재찬 교수는 굳이 라는 창을 내고 그 창 너머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 여기에 이런 세상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많은 사람들은 그가 가리키는 손끝에서 창 너머의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래서 또 어떤 이는 그 창을 열고 라는 세상 속으로 직접 걸어 나가기도 했을 것이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1 복사.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0pixel, 세로 3376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08일 오후 7:45카메라 제조 업체 : SONY카메라 모델 : ILCE-6400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F-스톱 : 5.0노출 시간 : 1/200초IOS 감도 : 100색 대표 : sRGB노출 모드 : 자동35mm 초점 거리

Q 키워드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다면?

문학교육의 두 개의 키워드로 나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문학이라고 한 이유는 작가로 불리고 있기 때문인데 현재 하고 있는 작가로서의 작업은 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학과 문화 콘텐츠를 버무린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작가라는 호칭이 아직은 어색하지만 말이다. 나는 53살에 창작 활동을 시작해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책으로 인터파크에서 신진 작가상을 받은 늦깎이 작가이다.

그런데 사실 그 책도 6년을 망설이다가 발표한 것이다. ‘이런 책을 내도될까라는 망설임이 있었고 작가가 되야겠다는 의식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이라는 키워드가 실은 나에게 더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 생활을 하기도 했었고, 지방 국립대학에서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일도 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평생 교육계에 몸담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문학과 교육, 두 개의 키워드는 내 책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가령 시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그 시를 좀 더 잘 맛보도록 소개하다보니 작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종의 문학 교육 실천이 작가의 길로 이어진 셈이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2,3.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08일 오후 7:51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친 책을 꼽는다면?

김윤식 교수님의 근대문학 연구물이다. 김 교수님의 연구물들은 문학이 이런 연구 가치가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들이다. 대학시절, 그 분의 책들을 읽으면서 문학이 단순한 창작물이 아니라 문학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적인 관점, 역사적 지식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철학, 역사, 문학은 인문학의 빅3라고 할 수 있는데, 결국 문학을 한다는 것은 인문학 전체를 아우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가치를 김윤식 교수님의 많은 저서들을 통해 발견하고 그것이 나의 진로에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지금의 내가 책을 쓰는데 영향을 끼친 작가도 있다. 주로 문학 연구를 하면서 학자로 살다가 청주교대에서 재직하던 당시, 지금은 절친이 된 조용훈 교수를 만나게 되었다. ‘요절이라는 책으로 많이 알려진 작가인데 주로 시와 미술로 글이 쓰여져 있다. 문학에만 집중하고 있던 나에게 조 교수의 글들은 내 시각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고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Q 자신의 저서가 가지는 독특함이라면?

공대생들에게 시를 가르치면서 새로운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문학에 대해 해설을 한 책들은 너무나 많다. 그런데 나는 거기에 영상, 가요, 가곡, 광고 등 모든 것을 섞었다. 이를 테면 새로운 퓨전으로 요즘 세대들과 만나다보니 소통이 된 것이다.

만약 나에게 교육적인 의도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책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교육과 문학의 만남인 것이다.

Q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한다면?

시는 세상과 만나는 유리창과 같다. 벽으로만 막혀있는 있으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유리창이 있으면 그 창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된다.

그런데 독서는 거기에서만 그치면 의미가 없다. 유리창 역시 단절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 창을 열고 나가야 하는 데 책은 그것을 뚫고 나갈 수 있는 간절함의 동기가 된다. 유리창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간절함은 더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왜 꼭 시여야 할까? 사실 시에 대한 책을 낸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시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 보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NS 등을 보면 맛있는 음식이나 아름다운 경치, 찰나의 순간들을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있지 않은가?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서정을 갈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가 바로 그런 서정의 결정체이지 않은가?

또 시는 짧은 시간에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분의 시간에도 시를 읽고 느낄 수 있다. 그것이 시라는 장르가 가진 매력인 것 같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4,5.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08일 오후 7:52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6,7.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1020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08일 오후 7:53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교수님의 저서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올해 원북원부산 도서로 선정됐는데, 어떤 책인지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인생의 키워드를 생각하고 쓴 책이다. 그 전의 책이 에세이적인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책은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모습들을 너무 가볍지 않게 담아보고 싶었다.

또 인문학 코너에 가면 너무 지식위주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으로 주는 인문에 대한 책을 써보고 싶었는데 이번 책은 이를테면 인문과 에세이를 합쳤다고 할 수 있다.

인문은 결국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인생을 키워드로 해서 삶의 테마 마다 적재적소에 시를 발견하고 공급해주는 일종의 인문학적인 책을 쓴 것이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8,9,10 복사.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61pixel, 세로 2041pixel사진 찍은 날짜: 2021년 09월 08일 오후 7:50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4 (Windows)EXIF 버전 : 0231

Q 교수님이 바라보시는 우리나라 독서문화는?

독서가 유용성, 쓸모 있음, 도구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게 안타깝다. 왜냐하면 지식, 정보습득을 위한 책읽기는 유튜브 등의 다른 콘텐츠에 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은 새로운 세대의 유입이 적다는 것이다. 이전 세대가 나이가 들어도 계속 책을 읽는 평생 독자로 남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새로운 세대가 독자층으로 유입되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Q 이번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통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코로나 장기화로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불리한 점이 많겠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점도 있다고 본다. 코로나 초기에는 독서 인구가 잠시 늘고 있기도 했는데, 다시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통계가 있다. 독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다시 늘어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